오늘날 수술은 통증 없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19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마취는 존재하지 않았고, 의사는 환자를 붙잡고 억지로 수술을 진행했다. 그렇다면 인류는 언제 처음으로 통증을 없애는 방법을 발견했을까? 이번 글에서는 최초의 마취제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살펴보자.
1. 고대의 마취 시도들
고대 인류는 이미 통증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 고대 수메르와 이집트에서는 아편(오피움)과 맨드레이크를 사용했다.
- 중국 한나라 시대의 의사 화타(華佗)는 ‘마페산(麻沸散)’이라는 약을 만들어 수술에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 그리스·로마 시대에는 와인과 해시시, 아편을 혼합한 마취제를 사용했다.
이들은 모두 진정제나 진통제 수준에 불과했으며, 의식을 완전히 차단하는 ‘현대적 마취’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2. 근대 마취의 시작 — 에테르(Ether)의 등장
현대적 의미의 마취제는 19세기 중반에 등장했다. 1846년, 미국의 치과의사 윌리엄 모턴(William Morton)이 디에틸 에테르(Diethyl Ether)를 이용해 최초의 전신마취를 성공시켰다. 디에틸 에테르는 1540년경 Valerius Cordus 등에 의해서 합성된 물질이였고 윌리엄 모턴이 최초로 에테르 마취를 공개적으로 시연해 에테르를 마취제로서의 효과를 널리 알린 사람으로 평가된다.
- 1846년 10월 16일, 보스턴 메사추세츠 종합병원(MGH)
- 환자: 목의 종양 제거 수술
- 결과: 환자가 수술 중 고통을 인식하지 못했고, 수술 후 '목이 긁힌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전해진다.
이날은 ‘마취의 날(Ether Day)’로 기념될 정도로 의학사에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에테르의 도입은 “수술은 고통스럽다”는 인류의 오랜 인식을 완전히 뒤집었다.

3. 웃음가스와 클로로포름의 등장
에테르 이후, 의사들은 더 안전하고 회복이 빠른 마취제를 찾기 시작했다.
- 아산화질소(N₂O, 웃음가스): 1772년 프리스트리가 발견했으나, 1840년대에 들어서야 마취용으로 사용되었다. 부작용이 적고 회복이 빨라 현재도 치과 마취에 널리 쓰인다.
- 클로로포름(Chloroform): 1847년 스코틀랜드의 의사 제임스 심슨(James Simpson)이 산부인과 수술에서 사용하며 주목받았다. 빅토리아 여왕이 출산 시 클로로포름을 사용한 이후 인기가 높아졌으나, 심장마비와 간 손상 등 부작용으로 인해 사라졌다.

4. 마취의 원리 — 의식과 통증의 분리
마취제는 뇌의 신경전달물질(GABA, 글루탐산 등)에 작용하여 통증 신호가 대뇌로 전달되지 않게 차단한다.
통증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뇌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 구분 | 작용 부위 | 예시 | 특징 |
|---|---|---|---|
| 전신 마취제 | 뇌 전체 | 에테르, 프로포폴 | 의식 완전 상실 |
| 국소 마취제 | 특정 신경 | 리도카인, 노보카인 | 부위별 통증 차단 |
| 척추/경막외 마취 | 척수 | 바비투레이트류 | 하반신 수술용 |
5. 결론 — 인류를 바꾼 통증의 혁명
‘최초의 마취제’는 단순한 약의 탄생이 아니라, 의학이 인간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해결하기 시작한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에테르의 발견 이후 인류는 수술을 공포가 아닌 치료로 받아들였고, 마취학은 현대 의학의 핵심 기둥으로 자리 잡았다.
요약: 최초의 마취제는 1846년 미국 보스턴에서 사용된 디에틸 에테르(Diethyl Ether)이며, 이 한 번의 성공이 ‘통증 없는 의학 시대’를 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