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음계(scale)는 어떻게 발견되었을까?

최초의 음계(Scale)는 어떻게 발견되었을까?

음악은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왔다. 하지만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음계, 즉 도레미파솔라시도와 같은 음계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오늘은 인간이 발견한 최초의 음계와 관련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1. 피타고라스와 수학적 원리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피타고라스(Pythagoras, 기원전 570~495년) 는 음계의 기초를 수학적으로 설명한 최초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현악기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특정한 비율로 줄을 나누면 조화로운 화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피타고라스는 줄의 길이를 절반으로 줄이면 한 옥타브 높은 소리가 난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2:3, 3:4 등의 비율을 적용하여 피타고라스 음계(Pythagorean tuning) 를 만들었다.

2. 보에티우스와 중세 유럽의 음계 정리

서양 음악 이론의 기초를 닦은 보에티우스(Boethius, 477~524년) 는 피타고라스의 이론을 중세 시대 유럽에 전파하며 음악을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전통을 확립했다. 그는 『음악의 원리(De Institutione Musica)』라는 저서를 통해 음악을 수학과 연결된 학문으로 정리했다. 이 시기에 음계 체계가 교회 음악과 결합하면서 그레고리안 성가 와 같은 초기 서양 음악이 체계화되었다.

3. 귀도 다레초와 계명 음계의 탄생

11세기에는 귀도 다레초(Guido d'Arezzo, 991~1033년경) 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도레미파솔라시도 음계의 기초를 만들었다. 그는 교회 성가 교육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4선 보표 와 함께 음을 쉽게 외울 수 있도록 하는 계명창법(solmization) 을 개발했다. 그의 시스템에서 "Ut, Re, Mi, Fa, Sol, La"라는 음절이 사용되었으며, 후에 "Ut"는 발음이 편리한 "Do"로 바뀌었다. 그의 음계 체계는 오늘날까지 음악 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4. 아라비아와 중국 음악 이론의 발전

한편, 서양뿐만 아니라 아랍과 동양에서도 독자적인 음계 체계가 발전했다. 알킨디(Al-Kindi, 801~873년) 는 아랍 음악 이론을 정리하며 24분음 체계를 정립했고, 알파라비(Al-Farabi, 872~950년) 는 '음의 기초'라는 저서를 통해 다양한 조율 방법을 연구했다. 동양에서는 공자(Confucius, 기원전 551~479년) 의 시대부터 중국의 오음계(펜타토닉 스케일, 五音階) 가 사용되었으며, 이는 후대 동양 음악의 기초가 되었다.

5. 르네상스 시대와 12음계 체계의 확립

르네상스 시대에는 안드레아 가브리엘리(Andrea Gabrieli, 1532~1585년) 와 빈첸초 갈릴레이(Vincenzo Galilei, 1520~1591년) 등의 음악가들이 피타고라스 음계의 한계를 인식하고 새로운 조율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평균율(Well Temperament) 개념이 탄생했으며,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J.S. Bach, 1685~1750년) 가 이를 실험적으로 적용한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The Well-Tempered Clavier)』을 작곡함으로써 현대적인 12음계(Equal Temperament) 체계가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