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그런거지 뭐.../무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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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인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터널이더라사는게 그런거지 뭐.../무제노트 2025. 6. 29. 20:13
무너진 줄 알았던 시간들이 있었다. 빛도 없고, 소리도 없고, 방향도 느껴지지 않는 날들. 그 안에 있던 사람은 자신이 어디 있는지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단지 멈춰 있는 것 같았고, 어둠은 점점 짙어졌다. 그게 동굴이라 믿었다. 더는 나아갈 수 없는 벽, 끝나버린 길.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어쩌면 그것은 터널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차이는 단 하나. 끝이 있느냐, 없느냐.동굴은 닫혀 있고, 터널은 뚫려 있다. 처음엔 둘 다 어둡고 차갑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 절망스럽고, 되돌아가자니 시작점도 흐릿하다. 하지만 터널은, 비록 보이지 않아도 어딘가로 연결되어 있다. 어둠 속에서도 발걸음을 떼기만 하면, 아주 멀리서 희미하게 빛이 번진다. 그 빛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커피 한 잔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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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사람이 제일 큰 재산인 것 같더라사는게 그런거지 뭐.../무제노트 2025. 6. 21. 21:09
살아보니 사람이 제일 큰 재산인 것 같더라. 사는 동안 돈이 중요하다고 느꼈던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건강이 중요하다고 절절하게 깨달았던 적도 많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과 부딪히고, 헤어지고, 뜻밖의 위로나 상처를 받은 뒤에야 정말로 가슴 깊이 와닿는 건 이거였다. 사람이, 결국 가장 큰 재산이더라. 집이 좁아도 친구가 오면 넓어진다. 밥이 없어도 함께 먹을 누군가가 있으면 허전하지 않다. 말 몇 마디로 하루의 무게가 바뀌고, 손 한번 잡아주는 것으로 삶의 방향이 다시 정리되기도 한다. 반대로,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는 모든 게 충분해도 외롭고 무너진다. 좋은 음악, 따뜻한 햇살, 멋진 풍경도 결국 나눌 누군가가 있을 때 더 살아 있는 게 된다. 사는 동안 무수히 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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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본질에 대해서...사는게 그런거지 뭐.../무제노트 2025. 6. 20. 19:30
음악의 본질에 대해서... 음악이란 무엇일까. 단순한 음의 나열일까, 감정의 언어일까, 아니면 인간 내면의 울림을 외부로 끌어내는 도구일까. 우리는 수천 년 전부터 노래하고, 연주하고, 듣고, 또 감동받아왔다. 그런데 이 행위는 과연 왜 존재하며, 우리는 음악에서 무엇을 얻는 걸까. 음악은 구조적이면서도 자유롭고, 규칙적이면서도 파괴적이다. 작곡가는 음표를 질서 있게 배열하지만, 그 질서 안에 인간의 혼란과 고통, 환희와 기대를 녹여낸다. 듣는 이는 그 소리를 통해 공감하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거나 아직 오지 않은 감정을 미리 맛본다. 음악은 시간이라는 선 위에 그려진 정서의 곡선이다. 이 곡선은 리듬이라는 펄스와 멜로디라는 흐름으로 움직이며, 우리 내면의 파장과 묘하게 공명한다. 또한 음악은 인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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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꿈꾸게 하는 건 기쁨이 아니다.사는게 그런거지 뭐.../무제노트 2025. 5. 20. 17:25
사람을 꿈꾸게 하는 건 슬픔이었다. 어릴 적, 우리는 종종 묻곤 했다.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대답은 언제나 반짝였다. 우주비행사, 발레리나, 화가, 소방관. 꿈이라는 단어는 아직 고통을 몰랐던 아이들에게 그 자체로 빛나는 단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몸에 스며들고, 현실이 기대를 눌러앉기 시작할 즈음 우리는 깨닫는다. 꿈은 늘 기쁨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진짜 꿈은 결핍과 상실, 슬픔의 자궁 속에서 태어난다. 기쁨은 충만하다. 넘친다. 더 바랄 게 없다. 기쁨 속에서는 멈추고 싶어진다. 지금 이 순간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그 자리에 머무르기를 선택한다. 기쁨은 그 자체로 충분하고 완결적이며, 욕망을 멈추게 만든다. 하지만 슬픔은 다르다. 슬픔은 빈틈을 남긴다. 허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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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거짓말(White Lie)에 숨은 진심, 말의 윤리와 따뜻한 위선 사이사는게 그런거지 뭐.../무제노트 2025. 4. 21. 16:58
하얀 거짓말, 그 속에 숨은 진심은 무엇일까? “맛있다.” 정말 맛있어서였을까, 아니면 정성을 생각해서였을까.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거짓을 말한다. 하지만 그 거짓은 때론 참보다 따뜻하고, 진실보다 덜 상처 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거짓에 이름을 붙였다. 하얀 거짓말(White Lie). 말은 거짓인데, 의도는 선하다는 역설적인 이 말은 어쩌면 우리 인간관계의 아이러니를 가장 잘 설명하는 개념일지도 모른다. 거짓말은 원래 나쁜 것이다. 사람을 속이고,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그런데 하얀 거짓말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목적이 순수하면, 거짓말도 용서될 수 있을까? “머리 잘 어울린다.” “진짜 괜찮아 보여.” “충분히 잘했어.” 이 말들이 진심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듣는 이는 안심하고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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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in, Last out : 삶을 지켜내는 태도사는게 그런거지 뭐.../무제노트 2025. 3. 31. 19:53
First In, Last Out. 이 문장을 처음 본 건 어느 뉴스 기사에서였다. 소방관의 인터뷰 중에 나온 말이고, 가슴속에 항상 세기고 살아가고 계신다고 하셨다. 그날 이후로, 그 말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왜일까? 그건 단지 소방관들의 용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할 삶의 태도이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먼저 들어가고, 마지막에 나온다’는 말은 단순한 순서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는 위험 앞에 먼저 발을 들여야 한다는 책임, 모두가 빠져나간 뒤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헌신에 대한 말이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안전을 유예하는 자세, 그리고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고요한 결심이 담겨 있다. 내 삶에서, 내가 그런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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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善)과 악(惡)에 관하여. (About Good and Evil)사는게 그런거지 뭐.../무제노트 2025. 3. 17. 20:17
선과 악 (Good and Evil)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것은 사회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일까? 선과 악은 너무나 명확한 개념처럼 보이지만, 막상 깊이 파고들면 그 경계는 흐려진다. 우리가 선하다고 믿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악일 수 있고, 우리가 악하다고 비난하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는 선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선과 악의 본질은 무엇이며,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선이란 타인을 돕고, 정의를 실현하며, 윤리적으로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반대로 악이란 타인을 해치고, 이기적인 동기로 행동하며,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행동을 하는 것이라 정의된다. 하지만 이런 정의만으로 선과 악을 정확히 구별할 수 있을까? 역사 속에서 선한 의도로 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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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이란 무엇인가?(What Is Conscience?)사는게 그런거지 뭐.../무제노트 2025. 3. 11. 16:15
양심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누구나 ‘양심’이라는 단어를 들어봤고, 그것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내면의 목소리라고 배운다. 하지만 양심이란 정말 무엇일까?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인가, 아니면 사회적 규범과 교육을 통해 형성되는 것일까? 우리가 믿고 있는 양심이 단순한 자기 합리화의 도구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철학자 칸트는 양심을 인간 내면의 도덕 법칙으로 보았다. 반면 프로이트는 그것이 사회적 규범과 부모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이라 해석했다. 만약 양심이 순수한 내면의 소리라면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화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도덕적 기준은 계속 변해왔다. 과거의 정의가 오늘날의 불의가 되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양심은 때로 우리를 보호하는 도구가 된다..